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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뢰 영화 리뷰 (박성웅, 사형제도, 복수극)

by 영화리뷰보이 2026. 2. 3.

영화 <살인의뢰>는 범인 검거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독특한 범죄 스릴러입니다. 일반적인 장르 공식을 벗어나 법이 심판하지 못한 괴물과 유가족의 처절한 복수를 조명하며, 한국 사회의 법적 모순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오락물을 넘어 사형제도의 존재 의미와 피해자 가족의 고통이라는 무거운 질문을 관객에게 던집니다.

살인의뢰 영화 리뷰

박성웅 연기로 완성된 악의 초상

영화 <살인의뢰>에서 가장 돋보이는 요소는 단연 박성웅 배우가 연기한 연쇄살인마 조강천의 존재감입니다. 비 오는 날 여성들을 납치하며 서울 동남부 연세실종 사건을 일으킨 그는 9명의 피해자를 낸 뒤에도 전혀 뉘우치지 않는 냉혈한 인물로 그려집니다. 형사 태수의 동생 수경마저 그의 손에 사라지면서 사건은 더욱 참혹해집니다.
조 강 천이라는 캐릭터의 가장 소름 끼치는 부분은 법정에서조차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살인죄와 사체 유기죄에 대하여 전혀 뉘우침이 없다"는 판사의 말에도 불구하고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은 그는 오히려 피해자 가족들을 조롱합니다. 수경의 시신 위치를 끝까지 밝히지 않으며 유가족에게 추가적인 고통을 안기는 그의 모습은 진정한 사이코패스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박성웅 배우는 이러한 악의 캐릭터를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구현해 냅니다. 형사 태수가 3년 동안 계속해서 교도소를 찾아와 수경의 위치를 묻지만 "이게 많이 돼"라며 비웃는 장면, 병원에서 탈출한 뒤 경찰들을 무참히 살해하는 장면 등에서 그는 단순한 악당이 아닌 관객에게 실제 공포를 느끼게 하는 괴물로 각인됩니다. 영화가 흥행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박성웅 배우의 연기만큼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만한 명연기로 평가받습니다.

사형제도 집행되지 않는 현실의 모순

<살인의뢰>는 사형제도가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집행되지 않는 한국 사회의 법적 모순을 정면으로 비판합니다. 조강천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지만, 5년이 지나도 여전히 교도소에서 살아 숨 쉬며 피해자 가족들을 괴롭힙니다. 형사 태수가 "사형제도가 있으면 뭐 해"라고 탄식하는 장면은 이러한 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입니다.
영화 속 또 다른 인물인 손명수 역시 같은 맥락에서 등장합니다. 대성파 조직의 일원으로 5년 전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여전히 독방에서 특별관리를 받으며 생존해 있는 그는 "인생사다 부질없어"라며 냉소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5년 동안 면회 온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설정은 사형수들이 사회적으로 격리되어 있지만, 여전히 국가의 세금으로 생활한다는 아이러니를 강조합니다.
승현의 분노 섞인 질문 "그딴 놈을 왜 세금으로 먹여주고 재워줘야 하는데"는 많은 관객들이 공감할 만한 현실적인 의문입니다. 법이 최고형을 선고했음에도 집행하지 않는다면, 그 법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영화는 이러한 법적 공백 속에서 피해자 유가족이 느끼는 절망과 분노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사형제도 존폐 논란에 대한 사회적 성찰을 요구합니다.

복수극으로 변한 유가족의 비극

은행원이었던 승현은 아내 수경이 실종되기 전까지 평범한 삶을 살았던 인물입니다. 야근을 마치고 온대 발표 소식을 전하려던 수경의 전화를 받고 "빛의 속도로 일 끝내고 와"라며 기뻐하던 그는, 아내의 죽음 이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됩니다. 3년이 지나도 수경의 시신조차 찾지 못한 그는 결국 "죽고 싶어도 죽을 수가 없어요"라며 지옥 같은 삶을 고백합니다.
승현의 복수는 치밀하게 계획됩니다. 그는 담당 검사의 계좌를 추적하던 중 오영석과의 거래내역을 확보하고, 이를 이용해 손명수에게 접근합니다. 대성파 조직원들의 내부 갈등을 파고들어 오영석과 갈치를 차례로 제거하는 과정에서, 승현은 더 이상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정의를 기대하지 않는 인물로 변모합니다.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라는 그의 제안에 손명수가 응하면서, 승현은 기꺼이 악마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승현의 진짜 목표는 조직원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손명수를 이용해 조강천을 교도소 밖으로 꺼내고, 직접 복수를 완성하려 합니다. 협박을 통해 강천으로 하여금 수경이 묻힌 곳을 파게 만드는 과정에서, 승현은 완전히 복수에 사로잡힌 인물이 됩니다. 결국 강천의 반격으로 쓰러지는 승현의 모습은 복수가 또 다른 비극을 낳는다는 교훈을 남깁니다.
형사 태수 역시 경찰이라는 신분과 동생의 오빠라는 입장 사이에서 극심한 갈등을 겪습니다. 강천에게 무릎까지 꿇으며 "수경이 어디 있는지 말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해"라고 애원하던 그는, 결국 승현의 죽음 이후 분노를 참지 못하고 강천을 추격합니다. "자신이 바로 경찰임에도 끝내 아무도 지키지 못한" 태수가 강천에게 총구를 겨누는 장면에서, 영화는 법 집행자조차 무력하게 만드는 현실의 잔혹함을 보여줍니다.
영화 <살인의뢰>는 "국가가 지켜주지 못한 정의를 개인은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가"라는 무겁고도 씁쓸한 질문을 남깁니다. 백분 남짓한 러닝타임 동안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사건들은 다소 헐거운 짜임새를 보이기도 하지만, 억울하게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슬픔과 법이 집행되지 않는 현실에 대한 분노는 충분히 전달됩니다. 박성웅을 비롯한 주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이 비극적 이야기를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듭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채널균 위클리너비 - https://www.youtube.com/watch?v=6Mb1ODF2A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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