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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저택 살인사건 영화 리뷰 (마술과 복수, 법정 추리, 사랑의 진실)

by 영화리뷰보이 2026. 2. 3.

1945년 해방 직후 서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마술사의 정교한 복수극과 법정 공방을 통해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탐문합니다. 천둥이 내려치는 석조저택에서 발견된 불에 탄 사체와 주인 없는 손가락 하나, 그리고 현장에 남아있던 용의자. 이 미스터리한 사건의 이면에는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가 숨어있습니다. 영화는 원작 소설의 탄탄한 플롯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시대극 특유의 미장센과 고 김주혁 배우의 서늘한 연기를 통해 독특한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석조저택 살인사건 영화 리뷰

마술과 복수: 석진과 하연의 비극적 사랑

1945년 겨울, 택시비 일원이 모자라 곤경에 처한 여자 하연과 그 비용을 대신 내어준 떠돌이 마술사 석진의 만남은 운명적이었습니다. 어릴 적 서커스단의 광대로 팔려온 석진은 총알을 입에 물고 태연히 일어나는 위험한 마술로 생계를 이어가던 인물이었습니다. "처음 세 번 당길 때까진 안 나가게 만든 거죠. 네 번째부터 거기까지 비싸게 주고 사온 마술이에요"라는 그의 말은 마술사로서의 자부심과 동시에 생존을 위한 처절함을 담고 있습니다.
하연을 극단의 도우미로 고용한 후, 두 사람의 공연은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성공을 거두었고 마침내 미래를 약속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석진이 우연히 목격한 하연의 수상한 행동과 가방 속 위조지폐형 동판의 발견은 이들의 행복한 시간을 산산조각 냈습니다. 하연의 삼촌이 기술자로서 오카모토 시게루의 의뢰를 받아 동판을 만들었고, 완성 후 살해당했다는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베라는 담당 경찰은 동판의 행방만을 물을 뿐 범인을 잡을 생각이 없어 보였고, 하연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동판을 가지고 도망쳤던 것입니다.
부산 공연 중 홀로 방을 나선 하연은 결국 살해당했고, 임신 중이었다는 사실까지 뒤늦게 알게 된 석진의 고통은 극에 달했습니다. "당신이 없던 거실이 없을 거니까"라며 그녀를 그리워하던 석진은 눈물과 술에 잠긴 채 복수를 다짐합니다. 그는 자신의 모든 재산을 정리하고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다시 광대가 되어야 했다. 하연이와 공연하던 내 모습을 놈이 기억할 수도 있을 테니"라는 각오 아래, 석진은 외모를 완전히 바꾸고 택시기사가 되어 오카모토를 찾는 긴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법정 추리: 송태석 검사와 윤변호사의 공방

석조저택 살인사건의 1차 공판이 열리며 본격적인 법정 추리가 시작됩니다. 담당 검사 송태석은 소각로에서 발견된 사체와 잘린 손가락을 근거로 피고인 남도진을 범인이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윤변호사는 "손가락 하나 자르면 죽을 것 같습니까? 검찰은 무엇 하나 제대로 입증하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라며 논리적으로 반박하며 검찰의 증거 부족을 지적했습니다.
2차 공판에서 송검사는 박사를 증인으로 불러 혈액형 분석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지하실에서 발견된 자국입니다. 꽤 많은 피 같은데요. 사람 피었습니까? 혈액형은요? A형입니다." 하지만 윤변호사는 이번에도 여유 있게 반박합니다. "인간의 혈액형이 네 종류지 않습니까? 그중에서 가장 흔한 거는요?"라며 A형이 가장 흔한 혈액형임을 지적하여 증거로서의 가치를 약화시켰습니다. 이러한 공방은 관객들에게 법정 추리물의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했지만, 원작 소설의 교차 서술을 통한 긴박감이 스크린에서는 충분히 표현되지 않았다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3차 공판에서는 감식조사관이 증인으로 나와 잘린 손가락이 최승만의 것이라 99% 이상 일치한다고 증언했습니다. 승기를 잡았다 생각한 송검사는 남도진에게 죄를 인정하면 형량을 낮춰주겠다며 회유했지만, "목격자도 사체도 동기도 없는 사건을 내가 왜 걱정하겠습니까? 동기는 원한 말고도 수백 수천 가지가 있을 수 있죠. 필요하다면 만들 수도 있고요"라는 그의 당당한 대답은 오히려 검찰을 압박했습니다. 결국 송검사는 최후의 카드로 새로운 증인을 신청했고, 죽었다고 알려진 최승만이 살아 돌아오며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냈습니다. "새로운 마술 연습 도중에 사고가 좀 있었습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석진이 설계한 정교한 함정이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랑의 진실: 편지와 동판, 그리고 영원한 그리움

석진이 오카모토를 찾기 위해 택시기사로 위장하며 보낸 시간은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는 고급 술집에서 나오는 부자 손님만을 태우며 녹색 불꽃으로 위폐를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했고, 5개 국어를 한다는 오카모토를 찾기 위해 독일어 팻말까지 준비했습니다. "손님은 그게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라며 시험하던 석진은 마침내 독일어를 읽어낸 남자를 만났고, 녹색 불꽃과 유창한 영어 실력을 확인하며 그가 오카모토, 즉 남도진이라 확신하게 됩니다.
남도진의 개인 기사가 된 석진은 복수의 방법을 바꾸었습니다. "난 계획을 바꿨다. 놈이 부당하게 얻은 모든 것을 빼앗고 처절하게 몰락하는 것을 보고 싶었다"는 그의 다짐대로, 평온한 죽음이 아닌 끔찍한 괴로움을 선사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는 남도진이 인쇄업자에게 동판을 맡겨 위폐를 만들고 성마 담을 통해 고위층 인물들과 거래한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성마담으로부터 동판과 하연의 편지를 건네받은 석진이었지만, 편지를 열어보기도 전에 남도진과의 처절한 혈투가 시작되었습니다.
결국 석진의 정교한 함정에 빠진 남도진은 3건의 살인사건과 화폐 위조에 대한 죄를 물어 무기징역 선고를 받았습니다. 영화는 모든 비극의 시작인 동판을 불태우는 석진의 모습과 다시 광대로 돌아가 하연을 그리는 그를 비추며 막을 내립니다. "가끔 그 편지를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그 편지의 진실이 무엇이든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진실은 처음부터 하나밖에 없었다. 내가 그녀를 사랑했다"는 고백은 위조지폐와 동판이라는 탐욕의 세계에서 유일하게 가짜가 아니었던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우며 긴 여운을 남깁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범죄물을 넘어 '진실과 믿음'에 대해 질문하며, 마술사가 자신의 외모와 신분을 버리고 가해자의 심복이 되어 벌이는 복수극을 통해 스스로를 지우는 처절한 연극을 보여줍니다.
2017년 개봉한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고전 추리소설의 명작 빌 벨린저의 '이와 손톱'을 원작으로 하여 배경 변화에 따른 부분 각색이 이루어졌지만, 소설의 플롯을 충실히 따른 작품입니다. 고 김주혁 배우의 서늘한 악역 연기와 고수의 애절한 복수심이 충돌하며 빚어내는 시대극 특유의 미장센은 훌륭한 감상 포인트입니다. 추리 장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감상해 볼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ulUiTUXXh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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