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라는 폐쇄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폭력 앞에서 침묵하는 어른들, 그리고 그 침묵이 만들어낸 또 다른 가해의 역사. 2023년 개봉한 영화 '용감한 시민'은 네이버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박진표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기간제 교사 소시민이 학교폭력의 중심에 선 악마 같은 학생 한수강과 맞서며 진정한 용기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신혜선 배우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이준영 배우의 섬뜩한 악역 연기가 충돌하며, 방관하는 어른들 역시 폭력의 공범임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학교폭력의 민낯, 침묵하는 어른들의 공범 의식
서울 무현고등학교는 2년 연속 학교폭력 근절 우수학교로 선정된 겉으로는 평화로운 곳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악마 같은 학생 한수강이 존재하며, 그는 학생들뿐 아니라 교사들까지 괴롭히는 공포의 대상입니다. 한수강은 미성년자도 아니면서 폭력을 일삼고, 심지어 작년에는 기간제 교사를 괴롭혀 자살로 몰아넣은 전력까지 있습니다. 그럼에도 학교는 이를 은폐하고, 교사들은 자신의 밥줄을 지키기 위해 눈과 귀를 막습니다.
기간제 교사 소시민은 무현고등학교에서 화사함을 담당하는 교사로, 정교사가 되기 위해 모든 것을 참아내며 살아갑니다. 교감 선생님의 성희롱적 행동에도, 한수강의 폭력을 목격해도, 그녀는 '적극적으로 관망'하며 투명인간처럼 지내려 합니다. 부장 선생님은 소시민에게 경고합니다. "특히 한수강, 아무것도 하지 마. 그럼 아무 일도 안 생길 거야." 이는 단순한 조언이 아니라, 학교라는 조직이 폭력 앞에서 선택한 비겁한 생존 전략입니다.
한수강은 학생들을 강제로 싸움시키고, 김밥 할머니를 괴롭히며, 심지어 담배를 사오라고 협박합니다. 그의 폭력은 물리적 폭력을 넘어 정신적 학대로 이어지며, 피해 학생 고진영은 경찰에 신고해도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리됩니다. 한수강의 어머니는 지방 권력자로, 학교에 찾아와 교사들을 협박하고 파면을 요구합니다. 이처럼 학교폭력은 단순히 학생 간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 구조와 어른들의 방관이 만들어낸 구조적 폭력입니다.
소시민은 고진영이 괴롭힘 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고도 외면하려 합니다. 하지만 진영이의 절박한 외침 "살려주세요, 살고 싶어요"는 그녀의 양심을 흔듭니다. 비평적 관점에서 볼 때, 이 장면은 방관하는 어른들이야말로 폭력의 공범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소시민은 자신의 안전과 정교사 자리를 지키기 위해 침묵하지만, 그 침묵이 또 다른 폭력을 낳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교사의 역할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보호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것임을 상기시킵니다.
참 교육의 시작, 고양이 마스크를 쓴 복수자
소시민은 평범한 기간제 교사처럼 보이지만, 사실 태권도 3단, 합기도 3단, 복싱 금메달 유망주 출신입니다. 그녀는 아버지 소영택이 보증을 잘못 서서 생긴 134만 원의 빚을 갚기 위해 운동을 포기하고 교사가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99년도 대한민국 페더급 챔피언이었지만, 용감한 시민상을 받은 후 보증 문제로 인생이 망가졌습니다. 소시민은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전에서 일부러 경기를 져서 아버지의 체육관을 지켰고, 이로 인해 아버지와의 관계도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고진영의 절박한 상황을 외면할 수 없었던 소시민은 고양이 마스크를 쓰고 한수강을 응징하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한수강의 대퇴부를 엘보로 찍고, 편의점에서 한수강 패거리를 제압하며, 밤길에서 한수강을 완전히 깨부숩니다. 고양이 마스크는 소시민의 또 다른 자아, 즉 억눌렸던 정의감과 분노의 상징입니다. 그녀는 더 이상 '소시민'이 아니라 '용감한 시민'으로 거듭나며, 잘못한 놈은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한수강은 고양이 마스크를 쓴 정체불명의 인물에게 처참하게 당하자, 학교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으며 고양이를 찾아내려 합니다. 그는 학생들의 왼팔을 검사하고, 하루에 한 마리씩 패죽이겠다고 협박합니다. 하지만 학생들 중 일부는 고양이를 지지하며 "고양이가 깨진 게 아니라 너들이 깨진 거 아니야"라고 외칩니다. 이는 학교 내에서 한수강의 폭력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존재함을 보여주며, 정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님을 암시합니다.
참 교육의 핵심은 단순히 폭력으로 폭력을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권력 구조를 바로잡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소시민은 고양이 마스크를 쓰고 한수강을 응징하지만, 동시에 고진영이 칼로 한수강을 찌르려는 순간 이를 막아섭니다. 그녀는 진영이가 가해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팔에 칼을 맞으며, 진정한 교사로서의 책임을 다합니다. 이는 참 교육이 단순한 복수가 아니라, 학생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과정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신혜선과 이준영의 연기 대결, 그리고 진정한 용기의 의미
신혜선 배우는 '용감한 시민'에서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부터 스릴러, 액션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줍니다. 소시민 역은 겉으로는 소심하고 눈치 보는 기간제 교사지만, 내면에는 강인한 정의감과 전투력을 숨기고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입니다. 신혜선 배우는 이러한 이중성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특히 고양이 마스크를 쓰고 한수강을 제압하는 액션 신은 그녀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합니다.
이준영 배우가 연기한 한수강은 섬뜩할 정도로 악마 같은 캐릭터입니다. 그는 폭력을 일삼으면서도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며, 오히려 즐기는 모습을 보입니다. "너랑 나 둘 중에 누가 하나 죽자", "넌 정말 일말의 가책도 못 느끼는 거니"와 같은 대사는 한수강의 비정함을 극대화합니다. 이준영 배우는 SNL과 철인왕후에서 보여준 코믹 연기와는 완전히 다른 악역 연기로 관객들에게 충격을 주며,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높입니다.
박정우 배우가 연기한 고진영은 학교폭력 피해자의 고통과 절망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그는 할머니를 지키기 위해 한수강의 폭력을 참아내지만, 결국 한계에 다다라 칼을 들게 됩니다. 진영이의 캐릭터는 학교폭력이 얼마나 깊은 트라우마를 남기는지, 그리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극단적 상황을 보여줍니다. 소시민이 진영이를 막아서는 장면은 교사의 역할이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임을 상징합니다.
차청화 배우가 연기한 부장 쌤은 학교 내에서 소시민에게 유일하게 진심 어린 충고를 건네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한수강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아무것도 하지 마"라고 조언하지만, 동시에 소시민이 정교사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이는 학교 내에서도 양심을 가진 교사들이 존재하지만, 그들 역시 시스템의 압박 속에서 무력함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신혜선 배우와 차청화 배우의 케미는 SNL과 철인왕후 시절부터 유명했으며, 이 영화에서도 그 호흡이 빛을 발합니다.
영화는 "잘못한 놈은 죄값을 치러야 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학교폭력 앞에서 침묵하는 어른들에게 경종을 울립니다. 소시민은 정교사라는 안정된 삶과 인간으로서의 양심 사이에서 고민하지만, 결국 양심을 선택합니다. 이는 진정한 용기란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옳은 일을 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비평적 관점에서 볼 때, '용감한 시민'은 학교라는 폐쇄적 공간에서의 권력 구조를 비판하며, 방관하는 어른들 역시 폭력의 공범임을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영화 '용감한 시민'은 학교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신혜선 배우의 통쾌한 액션과 이준영 배우의 섬뜩한 악역 연기로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잘못한 놈은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정의를 실현하며, 침묵하는 어른들에게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지 묻습니다. 웨이브에서 독점 스트리밍 중인 이 작품은 학교폭력 문제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시원한 참 교육 리포트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KEdgL06Y5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