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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홈 영화 리뷰 (송새벽, 라미란, 조폭코미디)

by 영화리뷰보이 2026. 2. 16.

2023년 10월 5일 개봉한 영화 《컴백홈》은 7년 차 무명 개그맨이 하루아침에 충청도 최대조직 팔용의 회장이 되는 황당한 역전 드라마를 그립니다. 송새벽, 라미란, 이범수라는 코미디 장인들의 삼각 케미가 빚어내는 이 작품은, 상실과 회귀라는 무거운 주제를 조폭이라는 장르적 재미 속에 녹여냈습니다. 개그콘서트 폐지라는 현실적 비극에서 시작해 20억 상속이라는 비현실적 희극으로 치환되는 이 영화의 서사 구조를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컴백홈 영화 리뷰

송새벽이 연기한 무명 개그맨의 상실과 역전

영화의 주인공 기세는 7년차 무명 개그맨으로, 개그콘서트에서 단독 코너를 진행할 기회를 얻지만 개콘 폐지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됩니다. "우울증 걸린 소액"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그는 밀린 방세 30만 원조차 내지 못하는 처지였습니다. 송새벽 특유의 비장미 섞인 코믹 연기는 이 캐릭터의 비참함을 과장 없이 현실적으로 그려냅니다. 개콘 pd와 동료들 앞에서 "내 7년 어떻게 할 거야, 내 인생 어떻게 할 거냐고"라며 절규하는 장면은, 20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공중파 코미디 프로그램의 몰락과 그 속에서 좌초된 수많은 개그맨들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기세의 역전은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또 다른 상실에서 시작됩니다. 인연을 끊고 살던 건달 아버지 탈출 회장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 충청도로 내려온 기세는, 아버지의 조직 팔용파로부터 20억 상속과 회장직을 제안받습니다. "이번에 팔영 회장 복수로 떨어진 상납금이 10억 줄게"라는 제안 앞에서 기세는 갈등합니다. 그러나 방세도 못 내던 그에게 이 제안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습니다. 송새벽은 이 캐릭터의 내적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코미디와 드라마 사이의 균형을 정확히 잡아냅니다.

조폭 회장이 된 기세의 첫 번째 위기는 아버지를 죽였다고 의심받는 천안 성봉파와의 대립입니다. 칼이 오가는 긴박한 상황에서 기세는 조폭들이 상상도 못한 행동을 합니다. 바로 경찰에 신고 전화를 거는 것입니다. "용의자가 있는 거 같아서"라며 담담하게 주소를 알려주는 장면은, 조폭 세계의 불문율을 완전히 무시한 '서울 사람'식 대처로 극장가에 신선한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개그를 넘어, 기세라는 캐릭터가 조폭 세계의 이방인이며 동시에 그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존재임을 암시합니다. 송새벽의 능청스러우면서도 진지한 연기는 이러한 캐릭터의 이중성을 설득력 있게 만들어냅니다.

라미란과의 첫사랑 재회, 15년 만의 감정선

영화에서 라미란이 연기한 영심이는 기세의 첫사랑이자 고향 충청도에서 택시 드라이버로 일하는 인물입니다. 15년 전 두 사람은 떡국과 소주를 함께 마시며 썸을 타던 사이였습니다. 대본에서 "좋아하는 사람끼리 있으니까 또 젊으니까, 게다가 집에 아무도 없으니까"라는 구절은 당시 두 사람의 설렘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그러나 그날 밤 기세는 갑자기 사라졌고, 영심이는 "15년 전에 먹튀 당했을 때는"이라며 그를 원망합니다. 이 먹튀 사건의 진실은 기세가 아버지의 조직에 강제로 끌려갔기 때문이었습니다.

라미란은 이 캐릭터를 통해 상처받은 여성의 강인함과 여린 내면을 동시에 표현합니다. 택시로 기세를 치고 난 후 "내가 널 친게 아니고 네가 내 차에 뛰어든 거야"라며 쏘아붙이는 장면에서, 15년간 쌓인 원망과 미련이 교차하는 복잡한 감정이 드러납니다. 그녀의 딸은 "개콘 덕후"로 기세의 방송만 보면 웃는다는 설정은, 영심이가 여전히 기세를 완전히 잊지 못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섬세한 장치입니다. "내일모레 돌이야"라는 어린 딸의 존재는 영심이의 삶이 기세 없이도 계속되어 왔음을 증명하지만, 동시에 그녀 삶의 공허함도 암시합니다.

두 사람의 재회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회귀'와 '치유'의 서사로 확장됩니다. 기세가 15억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던 날, 범인의 습격을 받아 위기에 처했을 때 그를 구한 것도 영심이었습니다. 카카오택시를 부른 기세의 콜을 받은 영심이가 현장에 도착해 그를 발견하는 장면은, 운명적 재회를 넘어 두 사람이 서로의 구원자임을 상징합니다. 라미란 특유의 따뜻하면서도 능청스러운 연기는 이 관계에 깊이를 더합니다. "여긴 내 구역이니까"라며 기세를 지키겠다는 영심이의 대사는, 15년 전 떠나보낸 첫사랑을 이번에는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조폭코미디 장르의 새로운 시도, 이현우 감독의 연출력

《컴백홈》을 연출한 이현우 감독은 이전작들에서 보여준 각본 능력을 바탕으로 조폭코미디라는 장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한국 영화에서 조폭 소재는 《친구》, 《범죄와의 전쟁》 같은 하드보일드 누아르부터 《두사부일체》, 《조폭 마누라》 같은 코미디까지 다양하게 다뤄졌습니다. 그러나 《컴백홈》은 조폭 세계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폭력성을 최소화하고, 대신 '상실한 고향으로의 회귀'라는 정서적 주제에 집중합니다.

영화 속 팔용파는 전형적인 조폭 조직이지만, 기세 아버지 탈출 회장이 "기사 출신"이라는 이유로 은근히 무시당했다는 설정은 조폭 세계 내부의 계급 구조를 드러냅니다. 강도를 비롯한 임원들이 기세를 대하는 태도에서 이러한 위계가 미묘하게 표현됩니다. 특히 "생각을 좀 입체적으로 좀 다각적으로 좀 해봐요, 서울 사람처럼"이라는 기세의 대사는 충청도와 서울이라는 지역적 차이를 넘어, 구세대 조폭 문화와 새로운 세대의 사고방식 충돌을 상징합니다. 이현우 감독은 이러한 문화적 충돌을 폭력이 아닌 대화와 상황 코미디로 풀어냅니다.

영화의 반전 요소도 주목할 만합니다. 기세를 습격한 범인의 정체가 누구인지, 그리고 "정말 익숙한 가방 하나"를 통해 암시되는 진실은 관객에게 긴장감을 유지시킵니다. "범인은 반드시 현장에 다시 나타난다"는 클리셰를 역으로 활용한 전개는 장르적 재미를 충실히 수행합니다. 강도가 범인일 것이라는 암시와 함께 "뒤통수도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가는 강돈 냄새"라는 의심이 교차하며, 관객은 마지막까지 진실을 추리하게 됩니다. 이러한 서사 구조는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 미스터리 요소를 결합시켜 영화의 완성도를 높입니다.

송새벽, 라미란, 이범수라는 배우 조합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 세 배우 모두 코미디 연기에서 검증된 실력자들로, 각자의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특히 충청도 사투리의 정겨운 리듬감은 영화 전체에 따뜻한 온기를 더합니다. "고라니 한 마리 친 거 같은데", "내가 지키는 사람이 있긴 한데" 같은 대사들은 지역적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합니다. 이현우 감독은 이러한 요소들을 조화롭게 배치하며, 범죄와 코미디, 로맨스와 액션이라는 다양한 장르적 요소를 하나의 톤으로 통일시킵니다.

《컴백홈》은 "가장 비참한 순간에 찾아온 가장 황당한 기회"를 통해 인생 역전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개그콘서트 폐지, 방세 미납, 인연을 끊은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삼중 상실 속에서도 기세는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습니다. 송새벽의 진정성 있는 연기와 라미란의 따뜻한 호흡, 그리고 이현우 감독의 균형 잡힌 연출이 만나 이 영화는 거창한 메시지보다 지친 일상에 가벼운 쉼표를 찍어주는 작품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조폭 회장이 된 무명 개그맨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 모두가 꿈꾸는 '따뜻한 귀향'의 은유이며, 상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청춘들에게 전하는 위로입니다.


[출처]
씨네프 영화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zeF2T1R8Vx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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