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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된다 영화 리뷰(보험사기, 가족붕괴, 블랙코미디)

by 영화리뷰보이 2026. 2. 12.

2000년 개봉한 영화 '하면 된다'는 경제적 위기에 몰린 한 가족이 우연히 보험금을 수령하면서 보험사기에 눈을 뜨고, 점차 도덕적 타락의 길로 접어드는 과정을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화목했던 가정이 돈이라는 욕망 앞에서 어떻게 균열되고 파국으로 치닫는지를 냉소적이면서도 날카롭게 포착한 이 영화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면 된다 영화 리뷰

보험사기로 시작된 가족의 몰락

영화는 쫄딱 망한 대철이네 가족이 달동네 단칸방으로 이사를 오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대학 등록금도 내지 못할 정도로 궁핍한 상황에서 아버지 병환은 술로 하루를 보내고, 어머니 정림은 교회에 의지하려 하며, 누나 장미는 결혼으로 집안을 일으키겠다고 나섭니다.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위기를 극복하려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술에 취한 병환이 트럭 뒤에서 볼일을 보다가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치료비가 105만 4천 원이나 나왔습니다. 이 큰 금액에 가족들은 절망하지만, 정림이 친구 마누라가 들으라고 해서 가입했던 보험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립니다. 보험을 해약하려던 순간,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림은 무려 500만 원의 보험금을 수령하게 됩니다.
"이건 주님께서 우리 기도를 들어주신 거라고요. 이건 기적이에요"라며 감격하는 정림의 모습에서 가족들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병환은 "이 돈으로 보험을 들겠다는 거지. 그리고 보험금을 받았네. 다치면 받아내"라며 보험사기의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제시합니다. 처음에는 주저하던 가족들도 점차 이 방법에 동조하기 시작하고, 급기야 온 가족이 의도적으로 사고를 만들어 보험금을 타내는 조직적 보험사기단으로 변모합니다.
이들은 번개를 맞는 시뮬레이션까지 연습하며 치밀하게 사고를 계획합니다. 대철이 운전하는 차에서 누가 가장 많이 다칠 수 있는 자리에 앉을지 사다리 타기로 정하는 모습은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가족 간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비극적 상황입니다. 제6등급 장해를 목표로 부담이 적으면서도 보험금이 큰 사고를 노리는 이들의 모습은 점점 더 기괴해집니다.

가족붕괴의 과정과 광태의 등장

보험금을 여러 차례 타내며 부를 축적한 가족들은 큰 집으로 이사까지 하게 됩니다. 하지만 보험회사 조사원 심충원이 등장하면서 위기를 맞습니다. "지난 6개월 사이에 다섯 개 보험회사에서 20여 건의 보험금으로 3억 5천만 원가량을 타셨더군요"라며 수상한 냄새를 지적하는 충원은 고소장까지 들고 옵니다.
궁지에 몰린 가족들은 장미를 이용해 충원을 유혹하는 계획을 세웁니다. 우여곡절 끝에 충원과 장미는 결혼까지 하게 되고, 충원은 오히려 가족의 일원이 되어 더 큰 보험사기를 제안합니다. "머니머니해도 보험의 꽃은 생명보험입니다. 잘못하면은 한 대 10억 정도는 당길 수가 있습니다"라는 충원의 말에 가족들의 눈이 번쩍 뜨입니다.
이들은 병환의 먼 친척인 26세의 건장한 청년 광태를 표적으로 정합니다. 17촌이라는 먼 관계지만 부모도 없고 가족도 없는 광태는 이들에게 완벽한 타겟이었습니다. "26세의 건장한 성인 남성이면 1등급짜리입니다. 최소한 10억은 건데요"라는 충원의 계산에 따라 가족들은 광태를 집으로 들이고 보험에 가입시킵니다.
하지만 광태는 순박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온몸에 문신이 있고 범상치 않은 친구들을 데리고 다니는 인물이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가 "초인"처럼 웬만한 일로는 죽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독약을 먹여도, 개를 시켜 공격해도, 심지어 기절할 때까지 때려서 길거리에 버려둬도 광태는 멀쩡히 살아 돌아옵니다. "지금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예. 죽었죠"라며 경찰서에서 연기를 하던 가족들은 멀쩡한 광태를 보고 경악합니다.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자본주의의 민낯

"저놈은 도저히 죽일 수 없는 놈입니다. 저놈은 초인입니다"라며 절규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희극적이면서도 비극적입니다. 결국 돈을 주고 광태를 내보내려 하지만 광태는 "이렇게 편하다고 난 여기 살게"라며 떠나지 않으려 합니다. 3천만 원을 주고서야 광태를 보낼 수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광태는 길을 가다 찹쌀떡이 목에 걸려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10억 원의 보험금을 손에 쥔 가족들은 이제 그 돈을 나누는 과정에서 완전히 분열됩니다. "사람이 하나 죽어 나갔어요. 50%는 받아야 되겠습니다"라며 몫을 요구하는 충원과 "광태 건의 1등 공신은 대철이야"라며 자식 편을 드는 병환, "지금까지 우리가 다쳐서 받은 돈 아버지께서 다 챙기지 않았습니까?"라며 반발하는 자식들의 모습은 돈 앞에서 가족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 보여줍니다.
사다리 타기로 다칠 순번을 정하던 가족들이 이제는 보험금 분배를 두고 멱살을 잡는 모습은 강렬한 풍자입니다. 처음에는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던 보험금이 나중에는 서로를 파괴하는 독이 된 것입니다. "인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아. 복권 같은 인생과 보험 같은 인생"이라던 병환의 말은 결국 자신의 가족을 파멸로 이끄는 철학이 되었습니다.
이 영화가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모든 가치의 척도가 되었을 때 발생하는 도덕적 타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지구상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상품, 가장 고마운 상품 그 보험"이라던 병환의 보험 설명은 역설적으로 보험이 가장 추악한 욕망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합니다.
영화 '하면 된다'는 제목 그대로 "하면 된다"는 긍정의 메시지가 어떻게 왜곡되어 범죄의 정당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가난하지만 화목했던 가족이 돈을 벌면서 오히려 파괴되는 과정은 천륜마저 파괴하는 자본주의의 탐욕을 조소 섞인 시선으로 조명합니다. 결말까지 시청한다면 더욱 강렬한 메시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5NIZqopuoW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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