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현재, 해외 선진국 은퇴자들은 예금만으로는 물가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사실을 이미 오래전부터 체감해 왔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주식과 부동산, 채권을 섞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REITs(부동산 리츠), 배당 ETF, 채권을 활용한 포트폴리오는 은퇴 후 생활비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구조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유럽 등 해외 은퇴자들의 대표적인 투자 방식을 참고해, 한국 은퇴자도 적용할 수 있는 자산 배분 아이디어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해외 은퇴자들의 ‘간접 임대소득’ 전략
해외 은퇴자들이 많이 활용하는 자산 중 하나가 바로 REITs입니다. REITs는 부동산투자신탁으로, 쉽게 말해 상가·물류센터·오피스·주거용 부동산 등에 투자해 나오는 임대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 형태로 나눠주는 구조입니다.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에서는 REITs 시장이 매우 발달해 있고, 개인 은퇴자들이 직접 건물을 소유하지 않고도 임대소득과 비슷한 현금흐름을 얻는 데 널리 활용하고 있습니다. 집을 사서 세를 주면 관리, 공실, 세입자 문제 등 신경 쓸 것이 많지만, REITs는 상장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어 유동성이 높고, 소액으로도 다양한 부동산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 해외 은퇴자들의 사례를 보면, 전체 자산의 15~30%를 리츠에 배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월세처럼 꾸준한 배당을 주는 상업용 리츠와 장기 임대 계약을 맺은 물류센터 리츠를 섞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식입니다. 배당수익률은 대체로 연 4~7% 수준을 기대할 수 있는데, 이는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준이면서도 직접 부동산 투자보다 관리 리스크가 낮습니다. 물론 리츠도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존재하지만, 기초자산이 실물 부동산이고 장기 임대계약이 묶여 있는 경우가 많아, 단기 뉴스에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해외에서는 섹터별 리츠를 활용해 경기 사이클에 대응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경기 둔화 시에는 필수소비재 관련 리츠(마트, 창고형 할인점 등), 금리 하락기에는 성장형 리츠(데이터 센터, 셀타워 리츠 등)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합니다.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도 국내 리츠뿐 아니라 글로벌 리츠 ETF를 활용하면, 미국·유럽·아시아 주요 부동산 시장에 한 번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한 전략입니다. 중요한 것은 “월세처럼 꾸준한 배당을 주는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일정 비율 이상 담아두고, 장기 보유 관점으로 접근하는 태도입니다.
해외 은퇴자들의 ‘월급형 포트폴리오’
배당 ETF는 해외 은퇴자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도구 중 하나입니다. 미국의 경우 S&P500 고배당 ETF, 배당성장 ETF 등 다양한 상품이 있어, 주가 상승과 함께 매년 늘어나는 배당까지 노릴 수 있습니다. 은퇴자 입장에서는 개별 종목을 일일이 고르기보다, 이미 검증된 고배당·우량 기업들을 한 번에 묶어 투자하는 방식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배당 ETF의 가장 큰 장점은 분산 효과와 관리의 편리함입니다. 하나의 ETF만으로 수십 개 기업에 분산 투자할 수 있으니, 특정 기업의 실적 악화가 전체 자산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해외 은퇴자들은 배당ETF를 활용해 일종의 ‘월급 구조’를 만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분기 배당을 주는 ETF를 여러 개 섞어 월별로 배당일이 고르게 분산되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1월에는 A ETF에서, 2월에는 B ETF에서, 3월에는 C ETF에서 배당이 들어오는 식으로 거의 매월 일정 금액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분배금 지급주기가 서로 다른 배당 ETF, 리츠 ETF, 채권 ETF 등을 적절히 섞으면, 비슷한 현금흐름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배당ETF는 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됩니다. 고배당주 중에는 가격 결정력이 있는 기업, 즉 원가가 올라가면 제품·서비스 가격에 이를 전가할 수 있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기업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도 실적과 배당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늘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은퇴자의 실질 구매력을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전체 금융 자산의 30~50%를 배당 ETF와 우량 배당주에 배분하고, 나머지는 채권·현금성 자산으로 구성하는 방식이 많이 활용됩니다. 한국 역시 배당 ETF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 국민연금·연금저축·ISA 계좌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적립식 투자 전략을 펼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채권과 채권형 ETF로 변동성 낮추는 법
REITs와 배당ETF가 ‘수익과 현금흐름’을 담당한다면, 채권과 채권형 ETF는 ‘안정성과 완충 역할’을 맡는 자산입니다. 해외 은퇴자 포트폴리오에서 채권 비중은 보통 30~60%에 이르며, 나이가 들수록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비중을 늘리는 것이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사용됩니다. 채권은 기업이나 정부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구조로, 만기까지 보유하면 이자 수익과 원금을 동시에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예금과 비슷하지만,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어 유동성이 더 높은 편입니다.
다만 개인이 개별 채권을 직접 매수하기에는 최소 매수 단위, 정보 비대칭, 환율·금리 리스크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요소가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 은퇴자들은 주로 채권형 ETF를 활용합니다. 채권형 ETF는 여러 국채·회사채를 한 바구니에 담아 운용하는 상품으로, 소액으로도 다양한 채권에 분산 투자할 수 있고,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단기 국채 ETF, 물가연동채 ETF, 투자등급 회사채 ETF 등이 은퇴자 사이에서 인기입니다.
채권형 자산은 포트폴리오 전체의 변동성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주식과 리츠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는 경기 침체 시 큰 폭의 평가손을 볼 수 있지만, 같은 시기에 채권 가격은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상관관계 덕분에, 채권을 일정 비율 보유하고 있으면 전체 자산의 등락 폭이 줄어들고 회복 속도도 완만해집니다. 해외 은퇴자들은 보통 “100에서 내 나이를 뺀 숫자만큼 주식 비중을 가져간다”는 단순한 규칙을 쓰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70세 은퇴자라면 주식·리츠·배당 ETF 합산 30%, 채권·현금성 자산 70% 정도로 비중을 가져가는 식입니다. 한국 투자자도 연령, 건강 상태, 공적연금 수준 등을 고려해 자신만의 기준을 세운 뒤, 채권형 ETF로 안전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해외 은퇴자들의 투자 방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매우 실용적이고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REITs로 간접 임대소득을 만들고, 배당ETF로 월급처럼 현금흐름을 보완하며, 채권과 채권형 ETF로 변동성을 낮추는 구조가 대표적입니다. 한국 은퇴자도 이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국내·해외 상품을 적절히 섞어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설계해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 방에 돈 버는 것”이 아니라, 10년·20년 동안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자산을 REITs, 배당 ETF, 채권 세 가지 관점에서 한 번 점검해 보고, 부족한 부분부터 천천히 채워 나가 보시길 권합니다.